警蟄 경칩(숨어 있다가 놀람)
얼음 깨지는 소리에 개구리가 화들짝 놀래 뛰쳐 나오는 경칩인데 啓蟄(계칩)이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숨을 蟄(칩) 글자를 보면 모을,잡을 執(집)과 벌레 蟲(충)으로 된 글자니 떼거리 모여 있는 곤충들을 말하는 것이고 놀랄 驚(경)은 공경할 敬(경)과 말 馬(마)로 된 형성문자다. 본래 말이란 겁이 많은 동물이라 경마장의 경주말들은 양쪽 눈가에다 가리개를 해서 옆에 말들이나 움직이는 사물들이 보이지 않게 한다. 말은 눈을 감고도 경주에 나갈 수 있는 예민한 동물로서 두어 시간 정도는 달릴 수 있지만 하루종일 달려도 지치지 않는 말은 우리나라 말 과하마(果下馬 : 과일나무 밑을 지날 수 있는 말)로 옛날에 역마(驛馬 : 계주장 사이를 달리는 말로 긴급사항을 전달 할 때 사용)로 쓰여졌다.
입춘은 24절기의 첫 절기다. 이 24節期를 1년 12, 음력月과 대응 시키기위해 12절기(節氣)와 12중기(中氣)로 분류한다.
1月 2 3 4 5 6 7 8 9 10 11 12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으로 입춘은 양력으로는 대개 2월 4일 우수는 2월 19일에 든다. 음력이 신묘막측한 것임은 한문으로 절기 중기의 '氣(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만물이 기운에 따른다.
山雨慾來豊滿樓(산우욕래풍만루)란 칠언절구(七言節句)가 있다.
산에서 내리는 비(雨)의 기운이 어느새 누각위 꼭대기 올라 꽉 차있어 안에 있어도 찹찹한 낌새가 느껴진다는 말이다. 날씨 기운은 아직까지 차고 눈도 내리는 와중에 벌써 봄기운을 느낀다는 입춘이니 얼마나 옛사람들의 느낌이 미묘했는 줄 알 수 있다.
인간이 역(曆)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의 변화를 알기 위해서이나. 즉 농사를 짓기 위하여 씨를 뿌리고 추수하기 좋은 날짜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음력은 달의 운동에 근거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달의 변화는 잘 나타내 준다. 그러나 사실상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므로 음력 날짜와 계절의 변화는 잘 일치하지 않는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음력에서는 계절의 변화, 즉 태양의 운동을 표시하는 24절기를 도입하여 같이 사용하는데 사실상 우리가 쓰는 음력은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2月 4日 오전 1시 50분, 24절기(12節期와 12中期)중에 제일 첮번 절기인 경칩(驚蟄)과 우수(雨水)가 음력 2월의 절기(節期)에 있다. 그러니까 음력으론 오늘 입춘이 새해에 첫날이고 모든 농사일이나 제사(祭事) 지내는 등의 날들이 시작되는 기일(起日)입니다.
경칩에는 재미있는 옛날 풍속이 있다.
경칩에 흙일을 하면 좋다고 했기에 남정네들이 산어귀에 나가서 흙을 지다 날라 흙을 개었다. 벽을 흙으로 바르면 흙집에 애물단지인 빈대가 없어지고 또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다 하고 보신도 된다 해서 몇년 전에 TV에서 떠드는 바람에 개구리 알이 수난 당해 요새는 농촌에 가도 개구리 보기가 힘들게 됐다. 유기농 하는 데는 개구리가 많다고 하니 농약이 큰 몫을 했는가 보다.
전에는 이 맘 때 쯤에는 나이든 영감들이 지내(蚣 :공)와 개구리(蝸 :와)를 말려서 두름엮어 팔러 다녔는데 요새는 아예 안 보인다.
立春大吉(입춘대길 : 입춘에는 좋은 일들이 넘쳐나고) 建陽多慶(건양다경 : 경사스러운 일들이 햇빛처름 쏟아 지기를) 등 방(榜 :주문 매)을 붙이는데 촌에는 문 입구 좌우편의 기둥에 붙이나 도회지의 아파트 등 철문에는 붙이면 안된다. 본래는 도촌(都村)을 가리지 않고 문 안의 좌우 벽에다 붙여야 한다. 좌우벽이 없는 좁은 아파트 현관은 한 장만 붙여야 한다. 삐딱하게 붙일 때는 여덟 팔(八)字로 대창형이 되도록 붙여야 한다.
밑도 끝도 없이 세월 가거라 하고 붙여 놓는데 엉터리다. 우수.경칩.춘분.청명 지나 비 오는 곡우가 끝나는 음력 3월 말이면 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