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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4장

고목의향기 2010. 8. 27. 16:16

『노자』4장

빔의존재론

존재론이라는 것은 실제로 있는게 무엇이냐에 관한 것이지만동양에서는 이런질문을 하지 않았고 존재론이 발달하지 않았다.

노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존재는 비어있지 않으면 존재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컵은 비어있을 때만 컵이다.

모든 존재는 그 쓰임(用)에 존재성이 있다.

허虛라는 것은 공간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하기 쉬운데 마음이 비었다고 할 때는 이것을 공간개념으로 말할 수 없다.

허(虛)는 단순한 공간개념이 아니라 기능적 잠재능력 즉 가능성(potentiality)이다.

 

인간은 빈것을 자꾸 채우려 하는데 이러한 마음가짐을 欲(욕)이라고 하고

이것을 채우려 노력하는 것이 有爲유위이고, 虛허를 더 많게 하는 인간의 행위를 無爲무위라고 한다.

넘치지 않고 순환하는 것이 自然자연이다. 넘침은 종말론(eschatology)의 상징이다.

-反者, 道之動. - 『노자』40장

돌아감이 도의 움직임이다.

有爲->문명

모든 문명은 자연의 허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자연은 애써서 이것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결국 자연은 문명에 대해서 항상 허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거기에 합치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문명의 발달이 자연의 허(虛)를 파괴시키면 문명도 결국 파멸에 이른다.

 문명은 자연이라는 생태학적 환경을 떠나서 존속될 수 없다.

 


道沖, 而用之或不盈;도충, 이용지혹불영

淵兮! 似萬物之宗.연혜! 사만물지종.

挫其銳, 解其紛; 좌기예,해기분;

和其光, 同其塵.화기광,동기진.

湛兮! 似或存.담혜! 사혹존.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오부지수지자, 상제지선

-『노자』4장

 

道沖,도충

도는 비어있다.

沖(빌 충) = 虛

 


而用之或不盈

그래서 도는 아무리 써도 그것이 고갈되지 않는다.

그것은 계곡과 같은 것이다.

노자철학은 여성성(femininity)에 대한 예찬이 있다. 그것은 고대 세계 유일의 페미니즘(feminism)철학이다.

 

夫執一家之量者,不能全家。

부집일가지양자,부능전가.

대저 한집을 다스릴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자는 그 집을 온전히 다스릴 수 없다.

執一國之量者,不能成國。

집일국지양자,부능성국.

대저 한나라를 잡을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자는 그 나라를 이루게 할 수 없다.

窮力舉重,不能爲用,

궁력거중,부능위용.

힘을 다해서 무거운 것을 드는 자는, 쓸모가 없느니라.

왕필 주
- 왕필(王弼, 226 ~ 249) :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대사상가. 23세에 요절. 16세에 『노자』를 주석하고
 20세에 『주역』을 해석. 중국역사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만약 자신이 100kg을 들 수 있다고 한다면 100kg을 들면 힘이 다하고 죽게 된다.

그러므로 그보다 더 허虛한것을 해야 한다.

넘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 공부를 하더라도 머리를 비어놓고 해야 한다.

모든 숙련은 무위(無爲)적인 허(虛)를 수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공부를 해야하지만 내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것이 아니라 비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1000의 능력을 길러 100의 능력을 쓰는 삶을 살아야 한다.

 치열한 공부(工夫)는 우리에게 허(虛)의 여유로움을 준다. 이것은 역설이다.

 노자의 빔(虛)은 끊임없이 나를 비움으로써 끊임없이 새로운 우주를 발견하는 것이다. 독단에 사로잡혀 있으면 나를 비울 수 없다.

- 과학은 수량적인 세계며 그것은 전파가 쉽다. 동양이 과학을 배우고 난 후에도 서양이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에 관해 나는 장담할 수 없다. - 버트란드 럿셀(B. Russell, 1872 ~ 1970)
허라는 것은 비어있는게 아니라 미래의 도약을 위한 끊임없는 가능성을 남겨 두는 것이다.

 빔(Emptiness) = 가능태(Potentiality)

자연의 빔(가능태)을 다 개발하면 인간과 문명은 설자리를 잃는다. 노자철학은 선진시대에 이미 에콜로지(ecology)를 외치고 있었다.

인터넷 정보는 참고로서 유용하지만 그것으로 우리 마음의 허(虛)를 파괴시킬 수 없다. 지식이 곧 정보의 양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 윤석화
- Dignity -> Devotion -> Dream
- 꿈이 있는 한 절망은 없다.

Lecaf

Citius, 더 빠르게 ! Altius, 더 높게 ! Fortius, 더 세게 !

이것을 추구하는게 인류의 20세기 였다면, 21세기에는 르카프에서 한발짝 물러서서 인생을 관조하고 우주를 포용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출처] 26강. 빔의 철학|작성자 페르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