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한시(漢詩)

秋月夜

고목의향기 2011. 6. 25. 15:49

 

<秋月夜>추향

 移棹淸江口驚人宿

山紅秋有色沙白月無痕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

 

 

  移棹淸江口(이도청강구) : 노를 저어 맑은 강가에 이르니

驚人宿鴛飜(경인숙원번) : 잠자던 원앙새 인기척에 놀라네

山紅秋有色(산홍추유색) : 산은 붉게 단풍들어 가을빛이 완연한데

沙白月無痕(사백월무흔) : 하얀 모래밭에는 달빛만 고요하네

지은이 : 추향(秋香)

 추향은 영조시대 경남 밀양에서 활동한 기생이다.

추향은 사랑하는 남자 심육이 유배되어 조만간 사약을 받고 죽을 일자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심육을 미리 찾아가 술과 여색으로 즐기다 죽을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나서 추향은 심육이 죽은 바로 따라 죽었다

 

 

                            추경(秋景) 
 
秋山樵路轉(추산초로전)-숲속으로 구비도는 가을산길이 
去去唯淸風(거거유청풍)-가도가도 푸른안개 그것뿐이네 
夕鳥空林下(석조공림하)-잘새는 빈숲으로 날아내리고 
紅葉落兩三(홍엽락양삼)-고은단풍 두셋잎 떨어지누나 
                          
                최석항 (崔錫恒) 조선시대 시인
                    풍요로운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산행(山行)

 

                                                                  두목(杜牧)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하고: 멀리 늦가을 산을 오르니 돌길 비껴있고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로다: 흰 구름 피는 곳에 인가가 보인다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하니: 수레를 세우고 앉아 늦은 단풍숲을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로다: 서리맞은 단풍잎이 이월 봄꽃보다  붉어라

 


      경(俓) : 길 경,  풍(楓) : 단풍나무 풍,  만(晩) : 늦을 만,  상엽(霜葉) : 서리맞은 단풍,

      한산(寒山 : 가을이 깊어 쓸쓸해진 산, 

      좌애(坐愛) : 坐는 因也. 사랑하기 때문에라고도 해석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가을이 깊어간다.  단풍소식이 들리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하러 먼 산에 오른다. 이 시의 작가 두목도 멀리(遠) 떨어진 가을 산에 올랐다(上).  작가가 산에 갔을 때는 늦은 가을 날 이었다. 그래서 산은 이제 가을 기운이 서서히 줄어든다.  덤성덤성 남았던 낙엽마져 저버린 산은 차가워 보이고 이런 산을 한산(寒山)이라 한다. 늦은 가을날 산길은 경사지고 돌길이 많다. 

 높은 산에 오르자 흰구름이 피어오르고 산아래로 인가가 아득히 보인다. 인가에 묻혀 있을때는 모르지만 그 곁을 떠나오면 그리운 법이다. 산에 오르면 그래서 한번쯤 자신의 주변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것이다.

 

 산속길을 걸어가면서 가장 작가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만추에 보는 늦단풍이다. 수레를 끄는 사람에게 일러 잠시 멈춰 쉬면서 단풍을 보고 가자고 한다.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자연이 준 경이로운 늦단풍을 즐겁게 구경하고 있다.

 타는 듯한 늦단풍은 서리를 맞아 더 붉게 보인다. ‘서리맞은 단풍은 이월에 피는 붉은 꽃보다 더 붉다’고 읊조린다. 특히 마지막 구인 <霜葉紅於二月花>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 선명하게 작가의 감수성을 드러낸 구절로 잘 알려져 있다. 


두목[杜牧, 803-852]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자는 목지(牧之). 828년 진사(進士)에 급제했다. 후에 황저우[黃州]·츠저우[池州]·무저우[睦州]·후저우[湖州] 등에서 자사(剌史)를 지냈고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었다. 시(詩)에서 이상은(李商隱)과 나란히 이름을 날려 '소이두'(小李杜 :작은 李白·杜甫)라고 불렸다. 고시(古詩)는 두보·한유(韓愈)의 영향을 받아 사회·정치에 관한 내용이 많다. 장편시 〈감회시 感懷詩〉·〈군재독작 郡齋獨酌〉 등은 필력이 웅장하고 장법(章法)이 엄정하며 감개가 깊다. 근체시(近體詩)는 서정적이며

풍경을 읊은 것이 많은데 격조가 청신(淸新)하고 감정이 완곡하고도 간명하다.  문집으로는 〈번천문집 樊川文集〉이 있다. 

 

 

 


사 시(四 時)

 

 

 

 

 

 

도잠(陶潛)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이요 봄 물은 네 못을 가득 채우고,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이라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많이 만드네.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요 가을 달은 밝게 빛나 드날리고,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이라 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네.

 

 

 

 

春 水 滿 四 澤(봄(춘), 물(수), 가득할(만), 넷(사), 못(택))

夏 雲 多 奇 峰(여름(하), 구름(운), 많을(다), 기이할(기), 봉우리(봉))

秋 月 揚 明 輝(가을(추), 달(월), 드날릴(양), 밝을(명), 빛나다(휘))

冬 嶺 秀 孤 松(겨울(동), 고개(령), 빼어날(수), 외로울(고), 소나무(송)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1구 기구에서는 “봄의 물은 네 곳의 못에 가득하다”고 한 것은 곧 봄이

되면 사 계절 가운데 비가 많이 내려 사방에 있는 못에 물이

가득 넘쳐 흐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구 승구에서 “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많다”고 한 것은 즉,

여름이 되면 구름은 어떠한 계절보다도 모양이 다양하여 흡사 기이한

산봉우리들이 여기 저기 형형색색으로 솟아 있는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3구 전구에서 “가을의 달은 밝게 빛나 드날린다”고 한 것은 즉, 가을 달은

어느 때보다 더욱 밝아 그 밝은 달이 온 누리를 밝게 비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4구 결구에서 “겨울 고개엔 외로운 소나무만 빼어나다”고 한것은 즉,

겨울은 모든 나뭇잎들이 서리를 맞아 다 떨어져 있는데 산마루에는

파란 소나무만이 외롭게 홀로 푸른빛으로 서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는 한 구가 5글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 전체가 4구이니

이 시의 형식은 오언절구일까요? 아닙니다.

오언은 맞으나 엄격한 규칙에 의해 지어지지는 않았으므로

고시라고 합니다.

오언고시(古詩)는 오언의 옛날 형식의 시란 뜻입니다.

운자는 봉(峰), 송(松)자 입니다.

 

 

이 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각각의 특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습니다.

봄에는 얼음이 녹고 비가 내려 물이 가득한 못을,

여름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을,

가을에는 휘영청 밝은 달을, 겨울에는 모든 꽃이 시든 가운데 홀로 푸르고

푸른 소나무를 소재로 하여 사시사철의 특별한 색깔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네 계절을 계절마다 지닌 특징을 살려 읊은 명시입니다.

 


지은이 : 도연명(陶 淵明 : 365-427)

 

 

 

 

 

이 시를 지은 사람의 이름은 陶潛(도잠)이고 자는 淵明(연명)인데

흔히 陶淵明(도연명)으로 부릅니다.

중국의 동진(東晉) 때 사람으로 41세 때,

잠시 동안의 벼슬살이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와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지었으며(대표적으로 歸去來辭(귀거래사)),

그 이후에도 전원생활과 작시 작업과 거문고를 즐기며

여유있게 일생을 보낸 인물입니다.

 

 

 

 

 

 

 

 

 

 

금강산 사진입니다

 

 

 

백운대(白雲臺)


윤황(尹煌)


                朝看白雲流(조간백운류) 아침에 흰구름 흐르는 걸 보고

                暮看白雲集(모간백운집) 저녁엔 흰구름 모이는 걸 본다

                惟有道人心(유유도인심) 오직 도인의 마음 있으니

                隨雲不出入(수운불출입) 구름따라 날고 들지 않는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백운대는 금강산의 마하연 가까운 곳에 있는 전망대이다.

                     금강산의 전망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윤황은 이 시를 지었을 것이다.

                     그는 금강산의 산봉우리를 감싸면서 흐르다 모여드는 변화무쌍한 구름을 바라보면서

                     도인의 마음을 의탁하고 있다. 고려 후기 대문호였던 이규보는 자유롭게 오가는 구름을

                     특히 좋아해서 자신의 호를 백운거사(白雲居士)라고 지은 바 있다.

                     작자 역시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재로운 구름을 바라보면서 조석으로 변하는

                     구름과 더불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아차하면 놓쳐 버리는 것이 마음 아닌가. 도인의 마음은 초연해야 하기에

                     조금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된다. 눈이 구름을 따라 흐르고 모이지만 선비의 마음은

                     구름을 따라 들고 나지 않는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어떤 외부의 움직임에도 마음을

                     굳게 지닌다는 수양의 경계를 은연중에 슬며시 보여준다.

 

                     그는 바로 짧은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직설적이고 쉬운 글자로 이루어진 시적 진술은 작품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완성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시에서는 직설적인 진술이 오히려 시의 긴장감을

                     팽팽히 유지시키고 있다. 흰구름이 자유자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해 그것을

                     평이한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시 속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녹아있다.

 

                     오늘은 흰구름을 노래한 윤황의 시에서 반짝이는 선비의 빛나는 정신을 엿보았다.

                     여운이 남는 구름같은 시이다.

 


              윤황(尹煌 ; 1572 - 1639)

 

 

                     호는 팔송(八松), 벼슬은 대사간을 지냈고 선조 때 활약했던 인물이다.

                     성혼의 사위이며 정묘, 병자호란때 척화파에 섰다가 충청도 영동으로 유배되었다.

                     사후에 영의정으로 추증되고 노강서원에 봉안되었다. 시문에 빼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