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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1. 가장 유명한 서예가의 모임

고목의향기 2012. 11. 1. 13:24

11. 가장 유명한 서예가의 모임


중국 서예사에서 가장 유명한 서예가의 모임은 난정집회이다.

난정(蘭亭)은 절강성 소흥(紹興)시 서남쪽의 난저산(蘭渚山) 아래에 있다.  동진시대 영화(永和) 9년(353) 음력 3월 3일에 왕희지(王羲之)는 사안(謝安)․손통(孫統)․왕빈지(王彬之)․왕헌지(王獻之)․왕휘지(王徽之)․왕응지(王凝之)․치담(郗曇)․손작(孫綽)․사만(謝萬)․왕온(王蘊)․공치(孔熾)․원교지(袁矯之) 등 41명과 함께 난정에서 질병과 상서롭지 않은 것을 없애는 계(禊)를 닦았다.  이는 역사에서 유명한 시문(詩文)집회로, 모두들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면서 시를 지음에 흥이 최고조에 달했다.  왕희지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명한 <난정서(蘭亭序)>를 써서 이 성대한 모임의 광경을 생동하게 기술했다.  <난정서>는 문장과 서예가 뛰어난 쌍절(雙絶)로 지금까지 세인들이 감탄해 마지않는다.

<난정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영화 9년(354) 계축 늦은 봄 초승에 회계산음의 난정에 모여서 계사를 행했다.  어진 사람들이 다 이르고, 젊은이와 늙은이들이 모두 모였다.  이 땅에 숭산과 준령이 있고, 무성한 숲과 긴 대나무가 있으며, 또한 맑게 흐르는 격담이 있어 좌우로 그림자를 비쳐주고 있다.  물길을 끌어서 구불거리게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웠다.  차례대로 나열하여 앉음에 비록 사죽과 관현악의 풍성함은 없으나, 한 잔의 술에 시 한 수를 읊으니, 이 또한 그윽한 정감을 충분히 펼칠 만했다.  이 날은 하늘이 활짝 개이고 기후는 맑아서 만물을 육성하는 봄바람이 화창하게 불었다.  우러러 우주의 큼을 보고, 굽어 만물의 무성함을 살폈다.  눈을 놀리고 마음 가는대로 생각을 달려보니, 보고 듣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만 했다.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대저 사람이 서로 더불어 한 세상을 살며 굽어보고 우러러봄에 어떤 사람은 회포에서 취하여 한 방에서 서로 말하기도 하고, 혹은 마음이 의탁한 바에 따라 형체의 밖에서 방랑하기도 한다.  비록 나아가고 멈춤이 만 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다르나, 그 만나는 바를 기뻐하고 잠시 자신에게 얻어 스스로 만족하다가 늙음이 이르는 것도 알지 못한다.  가는 바가 이미 싫증남에 이르러 정감도 일에 따라 옮기니 감회가 이에 걸린다.  지난번에 기뻐했던 것이 굽어보고 우러러 보는 사이에 이미 묵은 자취가 되니 오히려 감회를 일으키지 아니할 수 없다.  하물며 길고 짧음이 변화에 따라 마침내 다함을 기약하는 것에 있어서랴?  옛사람이 “죽고 사는 일이 또한 큰일이다,”라고 말했으니 어찌 애통하지 않겠는가?  매양 옛사람이 감동을 일으킨 연유를 봄에 하나로 맺어 합한 것 같은데, 문장에 임하여 탄식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마음에서 비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실로 죽고 사는 것을 하나로 여김이 허망한 것이고, 팽조와 상을 같이 본다는 것이 망령됨을 알았다.  뒤의 사람이 지금을 보는 것 또한 지금 사람이 옛사람을 보는 것과 같으니, 슬프도다.  그러므로 지금 사람을 나열하고, 그들이 지은 것을 기록하니,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일이 달라지더라도 감회가 일어나는 바는 하나이다.  뒤에 이를 보는 사람 또한 이 문장에 느낌이 있을 것이다.

永和, 歲在癸丑, 暮春之初, 會于會稽山陰之蘭亭, 脩禊事也. 群賢, 少長, 此地有崇山峻嶺, 茂林, 又有淸流激湍, 映帶左右, 引以流觴曲水. 列坐其次, 雖無絲竹管弦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叙幽情. 是日也,氣淸, 惠風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騁懷, 足以極視聽之娛, 信可樂也.

夫人之相與, 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舍萬殊, 靜躁不同, 當其欣於所遇, 蹔得於己, 怏然自足,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惓, 情隨事遷, 感慨係之矣. 向之所欣, 俛仰之間, 以爲陳迹, 猶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隨化, 終期於盡. 古人云, 死生亦大矣, 豈不痛哉.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未當不臨文嗟悼, 不能喩之於懷. 固知一死生爲虛誕, 齊彭殤爲妄作. 後之視今, 亦由今之視昔, 悲夫. 故列叙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攬者, 亦將有感於斯文.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nanikim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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